28일 JB금융, 전주서 정기주총 개최
표결 늦어져 주총 2시간 30분 지연
얼라인측 추천 이사 2인 이사회 합류

28일 전주서 개최된 JB금융지주 제11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 / 사진제공=JB금융지주.
28일 전주서 개최된 JB금융지주 제11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 / 사진제공=JB금융지주.

[데일리임팩트 박세현 기자] JB금융지주와 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친 얼라인파트너스(얼라인)가 사외이사 2인을 이사회에 진입시키며 '판정승'을 거뒀다. 국내 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행동주의펀드 추천 인사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B금융지주는 28일 전북 특별자치도 전주시 JB금융지주 본점에서 제11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중복 위임장 검수과정이 길어지면서, 당초 예정된 오전 10시 30분에서 2시간 30분 지연된 오후 1시에 시작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사측과 2대주주 얼라인의 이사 선임 안건이 '뜨거운 감자'였다. 앞서 얼라인은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비상임이사 후보로 이남우·김기석·백준승·김동환·이희승 등 5명을 추천했다. 비상임이사도 1명에서 2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장을 맡은 김기홍 J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 사진제공=JB금융지주.
이날 의장을 맡은 김기홍 J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 사진제공=JB금융지주.

특히 이번 이사 선임 과정에는 집중투표제도가 도입됐다. 집중투표제는 다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 예정 이사의 수만큼 부여된 의결권을 한 명에게 집중하거나 여러 명에게 분배해 많이 득표한 순으로 선임하는 제도다.

이날 표결에 따르면, 새로 선임된 총 5명의 이사 가운데 얼라인이 제안한 김기석 후보가 표 대결에서 1위, 주주 추천된 이희승 후보가 2위로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어 3~5위에는 사측이 추천한 김지섭, 이명상, 김우진 후보가 이사로 선임됐다.

김기석 신규 사외이사는 선임 직후 "주주분들의 신뢰에 힘입어 선임이 가능했다"며 "JB금융지주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함께 이사회에 진입한 이 후보도 얼라인의 주주제안에 따라 JB금융지주 측이 추천을 받아들인 후보다. 

다만 얼라인이 제안한 안건 중 비상임이사 숫자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증원하는 방안은 출석의결권수 대비 35.9%의 표를 얻으며 부결됐다. 반면 사측이 제안한 비상임이사 현원 유지 안건은 출석의결권수 대비 64.2%의 표를 얻어 채택됐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김기홍 J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비상임이사 증원 안건과 관련 "최대주주인 삼양사는 비상임이사 1인이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기에 주요 주주 간 형평성 차원에서 비상임 이사는 현행과 같이 1인으로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돼 안건을 상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사외이사 1명을 이사회에서 추천 했기에 비상임이사를 형평성 차원에서 현행과 같이 1인으로 유지하겠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다"며 "얼라인도 삼양사와 마찬가지로 비상임이사 1명 선임을 통해 이사회 내에서 책임있게 논의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주총을 마치며 "얼라인의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 했고 그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이 됐다"며 "대외적으로 주주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표출됐지만 기본적인 방향성에 대해선 주주들 사이에 이견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데일리임팩트에 "금융지주사에서 주주제안 이사 후보가 선임된 국내 최초 사례"라며 "집중투표 제도의 중요성과 효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명의 이사만으로는 이사회 결의를 뒤집을 수 없지만 외부 주주가 추천한 진정한 의미의 '독립이사'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사회의 투명성을 크게 개선한다"며 "자본시장 및 거버넌스 전문가 선임으로 주주환원 정책 개선, 상호주 문제 등 거버넌스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밖에도  사측이 상정한 △ 제무제표 승인의 건 △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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